안녕하세요!
요즘은 '밤새 안녕'을 실감하네요.
독감 땜에...

남편에 애들까지 차례로 며칠씩 앓아 눕고...

녀석들은 예방접종을 해서인지
오히려 어른보다 금새 털어내네요.

오늘은 며칠간 방바닥에서 뒹굴뒹굴하던 녀석들과
오랜만에 한바탕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유인즉...



준비물 : 1번 기프트, 종이가방, 색종이, 가위, 풀


기냥 던지기 놀이나 한판 하려고 했는데요...
맨날 바구니에 던지기 하자니 녀석들이 식상할 것 같아
종이 가방에 구멍을 내고 사람처럼 꾸며봤습니다. 꾸미는 것은 지인이 몫...
다 해놓으니 이렇게 됐습니다.

(은재는 또 이걸 보구서 ‘뿡뿡이’라고 합니다. 역시나 색깔 때문에...^^)

이걸 하릴 없이 구석에 서 있던 빨래걸이에 걸어 놓고
던져 넣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에게 먹을 것을 준다는 내용으로
공마다 연상되는 과일이나 사탕 등을 수수께끼 식으로 맞춰가며 던져서 넣었습니다.

(바구니하고는 던져 넣는 스타일이 다르니 아이들이 흥미를 느껴 좋고
입에 맞추어 쏙 넣기 위해서는 상당한 집중력도 요구되는 듯 합니다.)



놀이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었으나...

첨부터 봉지맨 목소리 역할을 맡은 엄마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계속 헌신적인(^^)상대를 해주어야 놀이 내내 즐거움이 유지된다는 것이 힘들더구먼요.

이런 놀이 할 때는 엄마가 아이의 상대역할을 적절히 해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인의 경우... 이런 놀이를 하면 놀이가 끝난 후에도 계속 상황과 감정을 유지시키기 땜시
엄마에게는 벗어나기 곤란한 함정과도 같습니다.)

반나절 이렇게 보내고...
점심 먹고, 앵커 쌓기도 하고...

저녁 무렵이 다 돼서 여전히 빨래걸이에 매달린 종이가방이 눈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딴생각(또-ㅇ 생각 ^^)이 나길래...

종이가방 아래쪽에 구멍을 내고 비닐로 길다란 통로같은 모양을 만들어 붙였습니다.(반투명한 비닐이라 사진에 썩 잘 보이진 않네요. ^^;;)


종이 사람에게 또-ㅇ 구멍이 생겼습니다. ^^
(위로 지인, 아래로 은재 또래의 아이들은 또-ㅇ을 연상케 하거나 그것과 상관된 것이라면 무엇에든 열광하는 습성이 있는지라...)

결과는...저두 놀랄정도로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또 한바탕...


** 사진은 찍기 위해 연출된 것이 아니고 지인녀석이 얼마나 여러번 열중해서 던졌는지를 실감하시라고 여러장 찍어서 붙여봤습니다. 연속촬영은 아님다. ^^;;

동생이랑 사이좋게 넣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또-ㅇ구멍이 생겨 자연스레 먹이고, 싸는 걸 살피는 놀이가 되었는데...

녀석이... 자신의 아킬레스건...매운것과 일단의 야채를 기피하는...을 드러냄서
종이사람에게 진지하게...
“너는 매운 김치 먹을 수 있어? 그럼 내가 김치도 줄께”하는 겁니다.

빨강 공을 던지믄서...
“항체가 많이 생기구, 장이 튼튼해지구...”어쩌구 부연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제게,
“엄마 나 이제는 김치 먹을래요. 씻지도 말고 주세요!”하는겁니다.

ㅋㅎㅎㅎ

초록공은 시금치,파...노랑공은 양파...보라색은 가지...
그 순간 제 머릿속에서는 온갖 야채 색깔이 휘리릭 스쳤습니다.

뭐 식성이 하루아침에 바뀌길 기대하진 않지만
어쨌거나 저녁에 녀석이 김치를 세쪽이나 먹었습니다.(첨 일!)
것두 오히려 제가 겁나서 일부러 씻어서 줬습니다. ^^


던지기 놀이 가끔 했으나...
오늘처럼 많이 열중한 것은 처음인 듯합니다.

던지기를 잘 못해서 던지기 놀이 할 때면 항상 팔 쭉 뻗으면 닿는 가까운 거리에서 던지곤하던 녀석인데...

땀이 나도록...어찌나 많이 던졌던지... 던져넣는 정확도가 많이 높아졌고 나중에는 자신감 덕분에 멀찌감치 떨어져서도 시도하더군요. ^^
덕분에 오늘 하루는 기침하는 것도 다 잊은듯 했습니다.

아침에 한 작은 시작과 저녁의 작은 시도 하나...
종이가방 하나 덕에 참 여러가지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