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되게 한바탕 감기를 치러내고 준호가 바통을 저에게 넘겼네요.

언제 아팠냐는 듯 상자에 몸을 싣고 둥실둥실 항해중 입니다.

민지는 준호의 병(?)수발로 꼼짝을 못하던 엄마가 오랜만에 놀이를 지켜봐주니

흥얼흥얼거리며 이리도 맞추어보고 저리도 맞추어보고...

한참을 이리저리 맞추어보더니 사각형을 저 혼자서 만들어 냈군요!!!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저에게 들이미는군요.

어때??? 하며..

물론 초울트라급 오바액션으로 되돌려주었습니다.

오오~~~우  구우우~~~웃!!!!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시 만들기로 되돌아갑니다.

우리집이랍니다.

화장실 5개 있는 넓은 집으로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민지의 좋은집의 기준은 화장실 갯수랍니다.

사실 과천의 아파트들은 지은 지 20년이 넘어서 넓은 평수라고 할지라도 화장실이 하나인 집이

거의 대부분이거든요.

낡은 아파트 시설을 참지 못하고 떠나간 친구들을 보러 가면 거의 대부분이 화장실이 2개인지라

어느날서부터 민지는 화장실 많은 집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네요.

차근차근 나머지 블럭들을 모아 다시 사각형을 만들어보아요.

지붕을 올려 옆에다 붙여보고 맘에 안드는지 옆으로 늘어놓아 보네요.

다시 나란히 높이를 맞추어 나갑니다.

기초공사가 마무리되고 지붕들을 올리기 시작!!!

올록볼록한 지붕들이 완성이되고 민지는 열심히 설명을 합니다.

민지방이랑 준호방 그리고 키우고 싶은 병아리까지 챙긴 꼬꼬방까지 있다네요.

엄마 아빠방은 없는 걸 보니 벌써 독립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다시 그 위로 부채꼴모양의 블럭들을 더 올립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확장해나가고 있네요.

뭔지 물어보면 모처럼만에 붙은 탄력을 끊을 듯 하야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박스를 타고 있는 줄 알았던 준호가 쪼르르 달려와 저도 거들어 주고 있네요.

이번 플라워타워베타중에는 준호도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네요.

오누이가 이렇게 함께 하니 너무 다정해 보여 맘이 뿌듯해지는군요.

준호가 어디서 굴러다니던 눈알을 주워와 층계별로 답사중이네요.

민지가 준호에게서 눈을 건네받아 그 정체불명의 작품에다 눈을 달아주었어요.

부지런히 손을 놀려 더 꾸며주고 준호는 열심히 옆에서 준공검수중입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자아~~그동안 궁금했던 이놈의 정체를 물어보았습니다.

민지 왈

이건 움직이는 성이야!! 왜 아빠랑 나랑 엄마랑 본 거 있잖아 다리도 있고

하늘로 날아다니던 그 성 말이야~~~

아하!!민지는 얼마전 같이 보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말하는거군요.

사실 제가 미야자키 하야오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아주 어린 시절 보았던 코난이랑 사춘기 시절 보았던 토토로외 여러 작품에서 보았던

그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하고도 아름다웠던 화면들이 저에겐 충격 그자체였습니다.

비록 이야기의 스토리를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그 기발한 상상력을 맛보여주기 위해

보여 주었던건데 그걸 플라워타워퍼즐로 이렇게 만들어 내다니...

모양은 천지 차이지만 기억에 담아 두었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에 대해서만큼은

아끼지 않고 박수를 쳐주었답니다.

한참을 감상한 뒤 성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민지를 말렸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아까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코치를 해서 용으로 변신시킵니다.

용의 수염도 만들어주고..

콧구멍을 두개 올려놓고서 민지는 넘 웃긴다며 계속 키득키득 거리고 있어요.

아이가 이렇듯 얼굴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을 때가 엄마는 가장 행복하네요.

움직이는 성에서 용으로 탈바꿈 했어요.

이것저것 대어보고 맘에 들게 더 꾸며보는 민지.

위에서 내려다 보니 하도 만지작거려서 삐뚤삐뚤하지만 아름다운 색감과

그 특이한 모양으로 인해 그 모든 결점들이 덮어지는 느낌입니다.

민지는 눈을 수염끝에 붙여놓고서 또 한번 까르륵 넘어갑니다.

이번엔 독일월드컵 응원준비중인 붉은악마 하나가 탄생했네요.

이번엔 쥐돌이로 변신한 준호랍니다.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이래저래 즐거운 시간들이 가득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헤로스 모든님들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빌어요~~~   *^^*